[대법원 판례속보]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자신을 위해 한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건[대법원 2026. 6.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수시로 발표하는 대법원 판례요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드립니다.

제목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보완감정 등으로 인한 추가 감정료를 소송구조의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비용항목으로서 삭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건[대법원 2026. 6. 12.자 중요결정]
작성일   2026-06-18
첨부파일   대법원_2026무533(비실명).hwpx,  대법원_2026무533(비실명).pdf,  
내용  

2026무533   소송비용액확정   (차)   파기환송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보완감정 등으로 인한 추가 감정료를 소송구조의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비용항목으로서 삭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건]

◇소송의 일방 당사자가 감정을 신청하고 감정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받았음에도 상대방이 수구조자의 감정신청사항과 같은 취지의 보완감정을 추가로 신청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해 추가 감정료가 지출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상대방 당사자가 본안에서 승소함에 따라 패소한 수구조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재판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위 추가 감정료를 소송구조의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비용항목으로서 삭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이 사건은 소송의 일방 당사자가 감정을 신청하고 감정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받았음에도(이하 소송구조를 받은 당사자를 ‘수구조자’라 한다), 상대방이 수구조자의 감정신청사항과 같은 취지의 보완감정을 추가로 신청하는 등으로 추가 감정료를 지출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경우 비록 상대방 당사자가 승소하여 패소한 수구조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재판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위 추가 감정료는 소송구조의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비용항목으로서 삭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 소송비용 부담에 관한 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존부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대법원 1991. 9. 24. 자 91마277 결정, 대법원 2022. 5. 12. 자 2017마6274 결정 등 참조). 그러나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 법원이 당사자가 신청한 총 금액을 한도로 부당한 비용항목을 삭제․감액하고 정당한 비용항목을 추가하거나 당사자가 주장한 항목의 금액보다 액수를 증액하는 것은 가능하다(대법원 2011. 9. 8. 자 2009마1689 결정, 대법원 2016. 12. 29. 자 2016마1243 결정 등 참조).

  2) 민사소송비용법 제1조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소송비용은 소송행위에 필요한 한도의 비용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99조는 “법원은 사정에 따라 승소한 당사자로 하여금 그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아니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 또는 상대방의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확정된 이후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도 해당 소송상 필요한 비용만이 구체적인 소송비용액으로 인정될 수 있다. 이때 당사자가 지출한 비용이 해당 소송상 필요한 것이었는지 여부는 대상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소송의 결과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3) 법원은 감정신청인이 감정을 구하는 사항을 기재하여 제출한 서면을 토대로 하되, 그에 대한 상대방의 의견과 필요한 때에는 감정인의 의견 등도 참작하여 감정사항을 정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1조 제4항, 제1항 및 제3항). 재판장은 감정서가 제출되고 감정결과에 대한 검토 절차가 모두 마쳐진 다음 감정료에 대한 당사자의 의견 등을 참작하여 감정료를 결정하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감정료를 적절히 가감할 수 있다(「감정인등 선정과 감정료 산정기준 등에 관한 예규(재일 2008-1)」 제44조 제4항, 제27조 제1항). 본안재판에서 수소법원 또는 재판장이 위 각 규정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하여 감정사항 및 감정료를 정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감정료는 해당 소송상 필요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감정신청인의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의 부담을 명하는 재판이 확정되었다면, 감정신청인은 소송비용액 확정을 신청하여 상대방으로부터 감정료를 상환받을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행정소송규칙 제4조에 의하여 민사소송법, 민사소송규칙의 규정이 준용되는 행정소송에서도 기본적으로 마찬가지이다.

  4) 소송구조 제도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절차에서 기회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간접적으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보장하는 수단이다(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28 결정 등 참조). 한편,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당사자인 사인이 감정을 신청하고 감정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받은 이후 그 상대방인 행정청 등이 추가로 감정을 신청하여 감정료를 지출한 경우에는,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소송의 성질 및 소송구조 제도가 지니는 헌법적 함의를 고려하여 소송구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그 추가 감정료 상당의 소송비용을 수구조자가 부담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피신청인(재항고인)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적응장애 및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근로자이고, 신청인(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공법인임. 피신청인은 신청인을 상대로 장해등급결정처분 등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고(이하 ‘본안소송’), 본안소송 제1심에서 감정료 등에 대하여 소송구조 결정을 받음. 피신청인의 진료기록감정신청에 대하여 신청인은 보충질의사항을 제출하였고, 그에 따라 신청인 측 감정료 600,000원(이하 ‘이 사건 감정료’)은 신청인이 납부한 법원보관금에서, 피신청인 측 감정료 600,000원은 국고에서 각 지급되었음. 본안소송에서 피신청인(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면서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원고)이 부담한다는 판결이 선고ㆍ확정되자, 신청인이 이 사건 감정료가 소송비용액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을 한 사안임

☞  원심은, 소송비용액 확정절차는 이미 소송비용부담재판에 의하여 확인된 권리의무의 구체적 범위를 확정하는 사후적ㆍ부수적 절차에 불과하고, 법원이 소송구조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소송구조 결정을 하였다거나 피신청인이 현재 자력이 없다는 사정은 재량감액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감정료를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상환하여야 할 소송비용액으로 인정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신청인이 감정료 등에 대하여 받은 소송구조 결정은 피신청인이 소송구조의 요건을 구비하였음을 뜻하고 신청인으로서도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신청인이 제출한 보충질의사항은 감정에 있어 당연히 전제가 되는 사항에 관한 것이거나 피신청인 측 질의사항과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것에 불과해 보이고 실제로 감정결과 또한 중복되는 점, ③ 신청인으로서는 중복되는 사항의 감정을 추가로 신청하지 않더라도 피신청인의 감정신청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었고 감정에 필요한 자료를 법원에 내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감정인에게 건네줄 수도 있었던 점, ④ 신청인이 피신청인으로부터 이 사건 감정료를 상환받을 수 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공적 보험으로서의 성격ㆍ목적 및 신청인의 사업목적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감정료는 소송비용부담에 관한 재판 당시부터 감정료를 각자 부담하도록 하는 형태로 주문을 냄으로써 소송구조 제도의 취지가 몰각되는 일이 없도록 하거나, 이후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서라도 피신청인이 상환할 소송비용액을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결정을 파기ㆍ환송함

제목   대법원 2026. 6. 16.자 중요결정 요지
작성일   2026-06-18
첨부파일   law260617(06.16.결정)(종합).hwpx,  law260617(06.16.결정)(종합).pdf,  
내용  

대법원 2026. 6. 16.자 중요결정 요지

[민사]

2024그775   상속재산파산신청   (나)   특별항고기각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피상속인에 대한 조세채권이 재단채권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 사건]

◇1. 구 국세기본법(2015. 12. 15. 법률 제135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24조 제1항, 구 지방세기본법(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국세, 지방세 등 납세의무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 승계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 각 규정에 따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계산할 때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공제되는 부채총액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되는 국세 등 채무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피상속인에 대한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채무자로 하는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2호 본문에 따른 재단채권이 되는지 여부(적극) 및 그것이 상속인이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또는 구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승계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지 여부(소극)◇

제목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자신을 위해 한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건[대법원 2026. 6.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작성일   2026-06-18
첨부파일   2025도11170(비실명)(심의관).hwpx,  2025도11170(비실명)(심의관).pdf,  
내용  

[형사]

2025도11170   범인도피방조 등   (나)   상고기각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자신을 위해 한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건]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가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1.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이하 ‘범인’이라 한다)를 도피하게 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데 대법원은 2008. 11. 13. 선고 2008도7647 판결 등에서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범인인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이러한 현재의 판례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이다.

  2. 현재의 판례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범인도피죄의 의의와 보호법익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의 방법에 어떠한 제한이 없고,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현실적으로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않는 위험범이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 등 참조). 범인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행위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등 참조). 

  나. 방어권 남용 법리의 의의와 취지

  1) 대법원은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를 방어권 범위 내의 것으로 보아 범인도피죄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2000. 3. 24. 선고 2000도20 판결에서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이하 ‘방어권 남용 법리’라 한다)고 판시한 이래 2002. 11. 8. 선고 2002도5096 판결 등에서 여러 차례 같은 취지로 판단함으로써, 그와 같은 범인의 교사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2) 대법원은 이러한 방어권 남용 법리가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 앞서 본 2008도7647 판결에서 ‘피고인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등 범행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허위로 자백하겠다는 타인의 제안에 응하여 피고인이 그 타인에게 사고 발생 및 도주 경위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 후 대법원은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에서, 범인이 지인에게 자동차를 이용하여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시켜 달라고 요구하거나 속칭 ‘대포폰’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 행위는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운 통상적 도피의 한 유형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여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경우와 같이 범인의 행위가 범인 스스로의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난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에는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현재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4)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이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라 한다)는, 허위 범인으로 말미암아 진범의 존재가 감추어지고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에 비하여 범인이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 내에서 도피에 필요한 물자․자금․장소 등을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아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그로 인해 범인에 대한 수사 등이 지연되기는 하지만 수사 방향 자체가 크게 왜곡되지는 않아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와 같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기본적인 도피 형태와 구조, 수사기관을 기망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혼선을 초래하는 방식,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이 통상적인 도피행위와 확연히 다르다. 범인의 이러한 행위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인간 본성의 발현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법적으로 용인하면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형사사법 작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매우 크고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나 법질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법원은 범인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를 자기방어권 한계 일탈의 대표적 유형으로 평가하여 범인도피교사․방조죄로 처벌해 온 것이다. 

  5) 범인도피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과 관련한 국가의 기능이므로, 정당한 형사사법 작용을 중대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범인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할 수는 없다. 그동안 대법원이 범인도피죄와 관련하여 선언해 온 방어권 남용 법리는 법이 허용하는 범인의 자기방어권의 한계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에 가담하는 행위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범인의 교사․방조행위가 스스로의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나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때에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범인도피교사․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고, 그것이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이다. 

  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서 교사와 방조를 구분하여 방조에 대해서만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의 불합리성

  1) 범인 자신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타인을 허위 범인으로 내세우는 행위는, 그 가담 형태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더라도 진범의 체포와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방어권 남용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가담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것인지는,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양태와 내용, 범인과 그 타인(범인도피죄의 정범)과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의 정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보아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

  2)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행위는, 범인과 타인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동적․발전적인 의사형성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명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과의 암묵적 교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범인과 타인 사이에 내밀하게 이루어진 의사형성 과정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하여 그 당시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를 일으킨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 먼저 허위 자백을 마음먹고 있었던 것인지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의 발생 시점, 타인의 범죄 결의와 범인의 행위 사이의 선후 관계, 범인의 행위가 타인의 범죄 결의에 영향을 미친 정도 등은 주로 범인과 타인의 진술을 기초로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범인과 타인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등에는 범인의 행위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증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이들의 사후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가 얼마든지 왜곡되거나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3) 이와 같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범인이 타인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거쳐 수사기관에 허위 범인을 내세우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 범인의 최초 가담 형태에만 주목하여 교사와 방조를 구분한 다음 방조에 대하여는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게 되면, 범인으로서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실제로는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을 교사한 것임에도 자신의 행위를 방조로 가장함으로써 형사처벌 대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범인도피방조죄에 관한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배제는 단지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가벌성이 높은 범인도피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고 유지해 온 배경과 그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3.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다.

☞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당시 승용차 조수석에 동승한 친구가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사실을 진술하며 경찰관의 음주측정에 응하는 등으로 범인도피행위를 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다는 범인도피방조죄 등으로 기소된 사안임

☞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는 현재의 판례 법리를 그대로 유지하여,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통하여 친구가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였음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 대법관 박영재의 반대의견이 있음

☞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는, 제3자인 범인에 의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가 이미 범해진 것을 전제로 그 범인을 비호하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일 뿐 스스로 도피행위를 한 범인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님. 따라서 범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이하 ‘자기도피행위’)는 범인도피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고,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함  

– 그런데 선례는 범인의 자신을 위한 범인도피교사행위의 경우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그 한계 안에서는 범인 자신도 처벌된다고 하였음. 범인의 교사행위는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켜 ‘범인도피죄의 정범’이라는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데에 고유한 행위반가치가 있음. 따라서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발현되는 교사행위 특유의 행위반가치성은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한 본질적 한계점이 되어야 함 

– 범인의 방조행위에는 교사행위와 달리 타인을 타락시키거나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행위반가치가 없음. 범인이 자신을 도피시키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돕는 것은 자기도피행위의 연장선에 있는 행위이자 범인도피죄 본범이 스스로 결의하여 실행한 범인도피 범행에 기대어 그 이익을 누린 것에 불과함. 따라서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이라는 행위반가치성이 없는 범인의 방조행위에 대해서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하여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문언이나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어긋남

– 다수의견의 입장은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와 정합성을 이루기 어려움. 다수의견처럼 방어권 남용 법리의 근거를 형사사법 작용을 중대하게 방해하는 점에서 찾는다면,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해 수사기관에 허위 자백을 하는 과정에서 범인이 그와 공동의 의사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주도적으로 범죄를 실행하는 것은 형사사법 작용의 방해 정도가 방조행위보다 훨씬 중대하므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함.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범인을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음. 범인이 자기도피행위를 단독으로 또는 범인도피죄 본범과 공동으로 수행하여도 범인도피죄의 정범 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지 않음에도, 단지 범인도피죄 본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경우에는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처벌된다는 것은 형법의 방조범 체계와 모순되고 처벌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음

– 따라서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해 허위 자백이나 진술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음. 이와 달리 범인의 위와 같은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한 현재의 판례 법리는 변경되어야 함

제목   대법원 2026. 6.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
작성일   2026-06-18
첨부파일   law260618(종합).hwpx,  law260618(종합).pdf,  
내용  

[형사]

2025도11170   범인도피방조 등   (나)   상고기각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자신을 위해 한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건]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가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제목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피상속인에 대한 조세채권이 재단채권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 사건[대법원 2026. 6. 16.자 중요결정]
작성일   2026-06-18
첨부파일   대법원_2024그775(비실명).hwpx,  대법원_2024그775(비실명).pdf,  
내용  

2024그775   상속재산파산신청   (나)   특별항고기각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피상속인에 대한 조세채권이 재단채권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 사건]

◇1. 구 국세기본법(2015. 12. 15. 법률 제135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24조 제1항, 구 지방세기본법(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국세, 지방세 등 납세의무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 승계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 각 규정에 따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계산할 때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공제되는 부채총액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되는 국세 등 채무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피상속인에 대한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채무자로 하는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 제2호 본문에 따른 재단채권이 되는지 여부(적극) 및 그것이 상속인이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또는 구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승계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지 여부(소극)◇

  1. 구 국세기본법(2015. 12. 15. 법률 제135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그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국세 등 납부의무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 승계한다는 뜻이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7395 판결 등 참조).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상속받은 부채총액과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공제하여 계산하며(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되는 국세 등 채무는 부채총액에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82. 8. 24. 선고 81누162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다268576 판결 참조).

  따라서 상속인은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국세 등 채무를 승계하고, 만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없으면 이를 승계하지 않는다(위 대법원 2018다268576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구 지방세기본법(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 제1항 및 구 지방세기본법 시행령(2017. 3. 27. 대통령령 제2795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에 따른 피상속인의 지방세 등 채무의 승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307조는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은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파산을 선고한다.”라고 하여, 개인인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와 별도로 상속재산 자체에 대한 파산절차를 규정함으로써 상속재산 자체에 파산능력을 인정하고 채무초과상태의 상속재산을 엄격한 절차에서 공평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다285097 판결, 대법원 2026. 4. 10. 자 2024그834 결정 참조). 이때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는 그 채권의 전액에 관하여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35조).

  이와 같이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를 ‘채무초과상태’로 보고, 그때의 상속재산 자체를 채무자로 보아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부터 분리하여 별도로 청산할 수 있도록 한 상속재산파산절차의 성질․목적․취지 등을 종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상속인에 대한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채무자회생법 제446조의 규정에 의한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한다)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채무자로 하는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도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에 따른 재단채권이 된다. 이는 상속인이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또는 구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아니한다.

☞  파산채권자인 특별항고인의 신청에 따라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하여 선고된 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은, 상속재산을 환가한 후 파산재단이 재단채권의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관할 세무서장과 시장이 교부청구한 이 사건 조세채권 등을 재단채권으로 승인하고 그 안분변제를 위하여 임치금반환을 청구하는 데 대한 허가를 구하는 신청(‘이 사건 신청’)을 하자, 원심이 이를 허가하였는데, 이에 대해 특별항고인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승계하지 않아 피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조세채권은 재단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툰 사안임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체납하고 있던 이 사건 조세채권은 상속개시 전의 원인으로 인한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 재단채권에 해당하고, 이는 피상속인의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보아, 파산관재인의 이 사건 신청을 허가한 원심을 수긍하여 특별항고를 기각함

  [제공 : 판례속보 ]
 
사법부 소개 소식 판결 공고 정보 참여 자료

대법원 메일링 서비스는 이민님의 동의에 의해서만 발송되는 발신전용 e-mail입니다.
메일 수신을 원치 않으시면 [해지]를 메일 주소 변경을 원하시면[수정]을 눌러 주세요.
If you don’t wish to receive further mailings, click [Here]